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BFRB)는 손톱 물어뜯기, 피부 뜯기, 머리카락 뽑기처럼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반복 행동이 나타나는 심리적 어려움입니다. 이는 단순한 버릇이나 의지 문제라기보다, 불안·긴장·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한 몸의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지속되거나 성인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으며, 행동 뒤에는 후회와 자책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행동을 억지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감정 조절 능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대처 방식을 배우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BFRB), 고쳐야 할 버릇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
아이들이 손톱을 물어뜯거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뽑고, 피부를 반복적으로 긁거나 뜯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호자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냥 버릇이겠지”, “크면 자연히 없어질 거야.” 실제로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습관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자주 반복되고, 말려도 쉽게 멈추지 않으며, 아이 스스로도 ‘안 하고 싶은데 자꾸 하게 된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습관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이때 고려해볼 수 있는 개념이 바로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BFRB, Body-Focused Repetitive Behaviors)입니다.
BFRB는 자신의 몸 일부를 반복적으로 만지거나 손상시키는 행동을 통해, 말로 표현되지 못한 긴장과 불안을 조절하려는 심리적 반응입니다.
겉으로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아이 혹은 성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과 스트레스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BFRB)란 무엇인가요?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행동을 하며, 그로 인해 신체적 손상이나 심리적 고통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손톱이나 손톱 주변 살을 뜯는 행동이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피부를 반복적으로 뜯거나, 머리카락·눈썹·속눈썹을 뽑고, 입안의 살이나 혀를 깨무는 행동까지 폭넓게 포함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의지 부족이나 나쁜 습관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행동을 하는 순간에는 긴장이 잠시 완화되지만 이후에는 후회·부끄러움·자책이 따라오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럼에도 행동을 멈추기 어려운 이유는, 뇌가 이미 이 행동을 ‘불안을 줄이는 방법’으로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의 주요 유형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하나의 행동으로만 나타나지 않으며, 개인의 정서 상태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각각 다른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근본에는 긴장·불안·지루함·감정 조절의 어려움이라는 공통된 요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시작되며, 반복될수록 뇌가 해당 행동을 ‘긴장을 줄이는 방법’으로 학습하게 됩니다.
그 결과, 스스로도 왜 그 행동을 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같은 패턴이 이어지게 됩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주요 유형들은 BFRB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며,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형을 구분하는 목적은 낙인을 찍기 위함이 아니라, 행동의 성격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 방향을 찾기 위함입니다.
모발 뽑기 장애(Trichotillomania)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 등 털을 반복적으로 뽑는 행동을 말합니다.
주로 아동기 후반이나 사춘기 초반에 시작되며, 일부 아이들은 뽑은 털을 만지거나 입에 넣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외모 변화로 인해 또래 관계에서 위축되거나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피부 뜯기 장애(Excoriation Disorder)
여드름, 딱지, 굳은살, 상처 부위를 반복적으로 만지고 뜯는 행동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 손상이나 흉터가 남을 수 있으며, “그만해야지”라고 다짐해도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손발톱 물어뜯기(Onychophagia)
손톱이나 발톱을 지나치게 물어뜯어 출혈, 감염, 치아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행동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될까요?
신체중심 반복행동은 일부러 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아이가 느끼는 불안, 긴장, 지루함, 답답함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정서 조절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 더 잘 나타납니다.
아이의 뇌는 특정 행동을 했을 때 긴장이 잠시라도 줄어들면, 그 행동을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특히 TV를 보거나, 숙제를 하거나, 잠들기 전처럼 집중이 느슨해지는 순간에 더 자주 나타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왜 또 그래?”, “그만해!”라고 지적하면, 아이의 긴장은 오히려 높아지고 행동은 더 강화될 수 있습니다.
행동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이유입니다.

아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성인 BFRB 이해
성인 BFRB의 원인
성인 BFRB의 핵심에는 정서 조절의 어려움과 만성적인 자기 통제 압박이 있습니다.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참아온 시간이 길수록, 불안은 몸을 통해 조용히 표출됩니다.
성인 BFRB의 증상
- 특정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 행동
- 행동 전 긴장, 행동 후 잠시 완화
- 이후 후회·수치심·자기비난
- 행동을 숨기며 혼자 감당하려는 경향
성인 BFRB의 치료 방향
치료의 목표는 행동을 억지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해졌던 정서적 배경을 이해하고 새로운 조절 방식을 배우는 것입니다.
습관반전훈련(HRT), 인지행동치료(CBT), 감정 인식 훈련, 자기 연민 훈련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일상 속 사례|아이와 성인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모습
1) 자녀 사례|“숙제만 하면 손이 자꾸 입으로 가요”
숙제를 할 때마다 손톱을 심하게 물어뜯는 아이에게 부모가 “손 빼”라고 말하면 잠시 멈추는 듯하지만, 이내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아이는 스스로도 “안 하고 싶은데 자꾸 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관찰해 보니 이 행동은 주로 숙제가 어렵거나 시간 압박을 느낄 때 더 심해졌습니다.
손톱 물어뜯기는 집중이 안 되고 긴장될 때 자신을 진정시키는 무의식적 습관이 된 것인데, 행동만 떼어 놓고 보면 버릇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불안과 부담을 처리하려는 아이의 방식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2) 자녀 사례|“거울만 보면 피부를 만지게 돼요”
청소년 시기에는 외모에 관심이 많을 때인데, 거울만면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여드름을 짜거나 딱지를 뜯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처가 더 심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이 멈추지 않았고, 이후에는 후회와 자책하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상담을 통해 살펴보니, 이 행동은 학교에서의 긴장과 또래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피부 뜯기는 외모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압박이 몸으로 표현된 신호였던 셈입니다.

3) 성인 사례 | “일에 집중하려고 하면, 손이 먼저 반응해요”
직장인 A씨는 업무에 몰입해야 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손톱 주변의 살을 뜯는 습관이 있습니다.
회의 자료를 정리하거나 마감 기한이 다가올수록 손은 책상 아래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일이 끝난 뒤에는 손끝이 욱신거리며 상처가 남아 있곤 합니다.
그는 이 행동이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막상 긴장이 올라오면 손을 멈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차분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과 압박을 몸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반복 행동은 나쁜 버릇이 아니라, 긴장을 잠시라도 낮추기 위해 몸이 자동으로 선택한 조절 방식이었습니다.
4) 성인 사례 |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있어서 더 힘들어요”
30대 직장인 B씨는 머리카락을 반복적으로 뽑는 행동을 오랫동안 숨겨왔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단정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만 행동을 하고 모자나 헤어스타일로 흔적을 가렸습니다.
그는 “이건 습관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행동은 잦아졌고, 들킬까 봐 더 긴장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행동 그 자체보다,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못하고 혼자 감당해야 했던 고립감이었습니다.
성인 BFRB는 이렇게 조용히 숨겨진 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아이의 신체중심 반복행동을 처음 발견했을 때, 부모의 마음에는 걱정과 답답함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왜 자꾸 저럴까?”, “이대로 두면 더 심해지지 않을까?”라는 불안 속에서 행동을 먼저 멈추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통제와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조율이 필요한 신호에 가깝습니다.
아이에게 이 행동은 일부러 선택한 문제가 아니라, 그 시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어떤 말과 태도로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나는 혼나는 존재’로 느낄 수도 있고,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행동을 없애는 데 급급하기보다, 아이의 마음 상태를 함께 살피고 안전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래의 방법들은 아이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회복을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접근들입니다.
1) 혼내기보다 공감부터 시작하기
“왜 또 그래?” 대신 “요즘 많이 긴장돼 보이네”라고 말해 주세요.
2) 행동보다 감정에 초점 맞추기
어떤 상황에서 행동이 나타나는지 함께 관찰해 봅니다.
3) 대체 행동 마련하기
말랑한 공, 촉감 장난감, 그림 그리기 등 손의 역할을 바꿀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합니다.
4) 환경 조절
거울 앞 체류 시간을 줄이거나, 증상을 유발하는 도구를 눈에 띄지 않게 합니다.
5) 아이의 자존감 지켜주기
상처나 외모 변화에 대한 지적은 최소화합니다.

BFRB, 치료와 개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아이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치료에서는 행동을 억지로 멈추게 하기보다, 아이의 마음과 환경을 함께 다루는 접근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습관반전훈련(HRT)과 인지행동치료(CBT)가 있습니다.
습관반전훈련은 충동이 올라올 때 덜 해로운 대체 행동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과정이며, CBT는 생각·감정·행동의 연결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여기에 호흡 연습, 이완 훈련, 감정 이름 붙이기 등 정서 조절 훈련이 함께 진행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부모 역시 함께 배우고 변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며, 치료는 아이 혼자 받는 것이 아니라, 가정 전체가 함께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BFRB, 고쳐야 할 버릇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아이나 성인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참고 버텨온 마음이 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행동을 없애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그 행동이 왜 필요했는지를 이해할 때 회복은 시작됩니다.
손을 붙잡아 멈추게 하기보다, 마음을 먼저 붙잡아 주는 것.
그 지점에서 변화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1.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BFRB)란 무엇인가요?
- A. BFRB는 손톱 물어뜯기, 피부 뜯기, 머리카락 뽑기처럼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반복 행동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버릇이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불안과 긴장을 조절하기 위한 심리적 반응으로 이해됩니다.
- Q2. 아이의 반복 행동은 그냥 두면 자연히 사라지나요?
- A. 일시적인 습관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지만, 행동이 잦고 오래 지속되거나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한다면 정서적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 Q3.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성인에게도 나타나나요?
- A. 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지거나 성인기에 스트레스와 함께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인은 행동을 숨기며 혼자 견디는 경우가 많아 더 늦게 발견되기도 합니다.
- Q4. 반복 행동을 왜 멈추기 힘든 건가요?
- A. 반복 행동은 순간적으로 긴장을 낮춰주기 때문에 뇌가 이를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학습합니다. 그 결과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 만들어집니다.
- Q5. 혼내거나 지적하면 도움이 되나요?
- A. 오히려 긴장을 높여 행동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비난보다는 공감과 이해, 안전한 대체 행동을 함께 찾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 Q6. 신체중심 반복행동장애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 A. 가능합니다. 습관반전훈련(HRT), 인지행동치료(CBT), 감정 조절 훈련 등을 통해 행동의 빈도를 줄이고 정서적 회복을 도울 수 있습니다.
- Q7. 언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가요?
- A. 행동이 반복되고 상처나 흉터, 자책감, 일상 기능 저하가 동반된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Q8. 언제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가요?
- A. 조용한 공황발작이 반복되거나, 예기불안과 회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경우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체계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 Q9. 심리상담 또는 심리검사를 받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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