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딜레마, 가까이 가면 멀어지게 되는 인간관계 [부천심리상담센터 마음소풍]

고슴도치 딜레마, 가까이 가면 멀어지게 되는 인간관계

 

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 모든 걸 해결해 주고 싶은 감정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주로 자녀나 배우자, 가족, 또는 친구들이나 연인에게도 이러한 감정을 쉽게 느끼기도 하는데요. 

 

때로는 나의 이런 배려 아닌 배려가 상대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그로 인해 심각한 갈등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집착과 구속으로 작용하여 뾰족한 상처를 남기게 되기도 하는데요, 이번 주제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고슴도치 딜레마와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란?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란?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란 서로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오히려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과 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설명하는 심리학적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염세주의자로 잘 알려진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가 쓴 책  [소품과 단편집(Parerga und Paralipomena)]에 처음 등장하는데요.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

 

몹시 추운 겨울 고슴도치들이 얼어 죽지 않으려고 서로에게 다가갔다.

온기를 나누면 추위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몸에 돋아난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서로를 찌르게 된 것이다. 

온기를 나누기는커녕 아파서 피가 날 지경이었다. 

고슴도치들은 놀라서 떨어져 앉았다. 

추웠지만 아픈 것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조금 지나다 보니 너무 추웠다. 

가시가 돋지 않은 머리와 배 부분으로 온기를 나누면 되겠지 하고 다시 한데 모였다. 

이번에도 가시가 서로에게 상처를 냈고, 이를 견디다가 너무 고통스러워 또 다시 떨어져 앉았다. 

고슴도치들은 겨우내 이런 식으로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고슴도치 딜레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간관계

 

위와 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같은 상황을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합니다. 

 

가까이하면 아프고 멀리하면 외로운 딱한 처지는 고슴도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요?

 

살다 보면 여러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때도 똑같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너무 가까우면 상처를 받아 아프고 너무 떨어지면 춥고 외로워서 힘들죠. 

 

즉, 서로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오히려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은 고슴도치들에게만 나타나는 걸까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친밀감을 쌓으려 할 때 서로의 감정이나 욕구가 너무 밀접하게 겹치면 갈등이나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모든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며 발생되고, 서로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서는 친밀함에 대한 욕구 안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켜야 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는 친밀함을 가지기를 갈구하면서도, 독립적인 존재이고자 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현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상처 받는 일이 두려워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리는 현대형 고슴도치

 

영국의 소아과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로, 대상관계이론과 발달심리학 분야에 많은 연구 업적을 남긴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양면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평범한 어머니는 자식을 극도로 사랑하면서도 싫어하는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양면성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들은 자녀에게 더 공격적이 된다고 합니다.

 

또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Freud)는 저서 <집단 심리학과 자아의 분석>에서 고슴도치 딜레마를 인용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죠.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 받는 일이 두려워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리는 현대형 고슴도치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히키코모리’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의 원인

고슴도치 딜레마의 원인

 

고슴도치 딜레마의 원인은 인간의 내적 갈등과 심리적 방어기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감정적 상처와 방어기제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정적 상처를 방지하려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너무 가까워지면 그 만큼 감정적으로 취약해지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2. 불안과 두려움

인간 관계에서의 거리를 두려워하진 않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상대방의 기대와 책임감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아를 지키고 싶어하는 욕구가 너무 가까운 관계에서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3. 자기보호와 독립성

사람들이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 관계 속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으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고슴도치 딜레마에서는 관계의 깊이를 더해가면 할수록 자아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이 커지고, 결국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우선시되게 됩니다.

 

4. 과거의 경험

과거에 겪었던 관계에서의 상처나 배신은 사람들에게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고슴도치 딜레마에서처럼, 사람들은 “너무 가까워지면 다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경험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고슴도치 딜레마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두려움과 욕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과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적인 기복을 나타냅니다.

 

고슴도치 딜레마의 극복방법

고슴도치 딜레마의 극복방법

 

고슴도치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친밀한 관계에서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가까워지면서도 서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감정적으로 안전한 상태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고슴도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자신의 감정과 경계를 이해하기

자신이 언제 불편함을 느끼고, 왜 그런 감정을 경험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아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경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 경계를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상대방과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서서히 친밀감 쌓기

관계의 깊이를 점진적으로 쌓아가며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빨리 가까워지려고 하거나 지나치게 멀리 떨어지려고 하지 말고, 서로의 속도에 맞춰 관계를 발전시켜 보세요. 신뢰가 쌓일수록 더 가까워져도 불안감이 줄어듭니다.

 

고슴도치 딜레마 극복방법, 서서히 친밀감 쌓기

 

3. 서로의 취약성 존중하기

고슴도치 딜레마는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두려워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인간 관계에서 감정적 취약성은 자연스러운 것이죠. 서로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면 상호 존중과 이해가 깊어져 상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의사소통의 강화

관계에서의 갈등이나 두려움을 해소하려면 솔직한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숨기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이를 공유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과 열린 대화를 나누면서 상호 이해와 배려를 깊게 할 수 있습니다.

 

고슴도치 딜레마 극복방법, 서로의 취약성 존중

 

5. 상대방의 감정과 필요를 이해하기

고슴도치 딜레마에서 중요한 부분은 상대방의 감정과 필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상대방도 자신의 경계와 불안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해보세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를 구축하면 서로의 두려움도 줄일 수 있습니다.

6. 자기 자신과의 화해

때로는 자신과의 화해가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자신이 상처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감을 갖고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 극복방법, 상대방을 이해하기

 

결국 고슴도치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자신과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며 서로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신뢰를 쌓고 감정적인 안전망을 만들면,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상처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떠오르시나요?

 

연락을 피했던 사람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 만남도 차단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적절한 거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에게는 가시에 찔려 보고 뒤로 물러나 추위를 느껴보는 경험들도 배움의 시간이 됩니다.

 

마음을 연 시도들을 통해 적절한 거리의 관계를 잘 맺는 방법을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뾰족한 가시가 조금 부드러워지고, 관계를 통한 온기가 회복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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